
도마뱀을 처음 키우는 집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습도도 꼭 신경 써야 하나요?”입니다.
특히 크레스티드게코처럼 작고 온순한 파충류는
먹이도 간편하고 성격도 조용해서 입문용 반려 파충류로 인기가 많지만,
그만큼 습도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습도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크레의 건강, 탈피, 식욕, 활동성 등 모든 것이
적절한 습도에 직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크레스티드게코는 왜 습도에 민감할까?
크레스티드게코는 원래 뉴칼레도니아의 열대 우림 지역에서 서식하는 도마뱀입니다.
이 지역은 기온은 22~28도, 습도는 평균 60~80% 이상으로 매우 촉촉하고 따뜻한 환경이죠.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인 실내에서 키우는 환경은
난방이나 냉방, 계절 변화 등에 따라 습도가 들쑥날쑥합니다.
실내 습도가 30~4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흔하죠.
이런 건조한 환경은 크레에게는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 적정 습도는 얼마일까?
• 낮 시간대: 약 50~60%
• 밤 시간대: 약 70~80% (분무 후)
낮에는 약간 건조하게, 밤에는 자연적인 이슬 맺힘을 재현하듯
조금 더 촉촉한 환경을 유지해주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야행성인 크레의 특성을 반영해, 밤에 습도가 더 높은 것이 자연스러워요.
❗습도 부족 시 나타나는 문제
1. 불완전 탈피 (탈피 껍질이 몸에 남음)
크레스티드게코는 스스로 탈피를 하지만,
습도가 낮으면 탈피 껍질이 제대로 벗겨지지 않고 발가락, 눈 주변, 꼬리 등에 달라붙습니다.
이런 잔여물은 혈액 순환을 막아 괴사로 이어질 수 있어요.
2. 식욕 저하
건조한 환경에서는 체내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
입맛도 줄고, 활동성도 떨어집니다.
3. 탈수 증상
눈이 움푹 들어가고, 피부가 주름지며, 입 주위가 바싹 마르면
이미 탈수가 시작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4. 면역력 약화 및 감염
건조한 환경은 크레의 점막 보호층을 약화시켜
바이러스, 진균 등에 더 취약하게 만듭니다.
🧪 습도 측정은 어떻게?
디지털 온습도계를 사육장 안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아날로그보다 정확하고 실시간 변화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요.
습도계는 은신처 근처와 사육장 중간 높이에 1~2개 정도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 습도 유지 방법
1. 하루 1~2회 분무
• 아침 또는 저녁에 전체적으로 안개처럼 가볍게 분무
• 너무 흠뻑 젖게 하기보다는 공기 중 습도만 채우는 느낌으로
2. 수분 유지력 높은 바닥재 사용
• 코코피트, 스핑크모스(이끼), 키친타월 등
• 특히 이끼류는 습도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며, 산란 은신처로도 좋습니다.
3. 은신처 내부 이끼 보충
• 은신처 내부에 축축한 이끼를 넣으면
크레가 스스로 습도 높은 공간을 찾아가 쉴 수 있어요.
4. 사육장 전체를 밀폐 구조로 유지
• 통풍은 필요하지만, 유리 사육장이나 플라스틱 통의 상단을
부분적으로 막아 습기 유지에 유리한 구조로 만들 수 있습니다.
✅ 너무 높은 습도는 괜찮을까?
습도가 지속적으로 90% 이상 유지된다면
오히려 세균, 곰팡이 발생의 위험이 커지며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무 후 습도 상승 → 자연스러운 하강”
이런 흐름을 매일 반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마무리하며
크레스티드게코는 물을 많이 마시지도 않고,
움직임도 적어 보이지만,
사실 매우 섬세한 환경 조절이 필요한 아이입니다.
특히 습도는 탈피, 식욕, 활동성, 면역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예요.
습도만 잘 관리해도 80% 이상의 건강 문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분무하는 거 귀찮아서 안 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오늘부터 내려두시고,
지금 바로 사육장 습도를 체크해보세요!
크레와의 건강한 동거는 습도에서 시작됩니다. 🦎💧